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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조각가 문신 미공개 개미 연작 10점 첫선
  • 창동예술촌
  • 2020.10.29 13: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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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자에 담긴 그림 속 형상은 '개미'였다. 더듬이를 표현한 양 갈래 선 자락이 머리를 지나 몸통 곳곳으로 뻗어 나가더니 짧고 가는 두 개의 다리로 이어진다. 구불구불하게 얽히고설킨 개미의 형체가 화폭을 타고 펼쳐지고, 우뚝 솟은 선이 가미된 머리와 볼록한 몸통, 가느다란 다리가 표면에서 번뜩인다.

    45년 전 중국 잉크로 꾹꾹 눌러 만든 조각가 문신(1923~1995)의 미공개 작품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왔다. 창원 창동예술촌 아트센터 2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 초대전 '문신, 100년의 유산'전에서다.

    문신 탄생 100주년과 그의 업적,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지금까지 한 차례도 외부에 공개된 적 없던 문신 선생의 개미 시리즈 드로잉 10점이 내걸렸다.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 초대전 '문신, 100년의 유산'전에 나온 문신 미공개 드로잉 출품작. /창동예술촌 아트센터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 초대전 '문신, 100년의 유산'전에 나온 문신 미공개 드로잉 출품작. /창동예술촌 아트센터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인 1975년, 문신 선생이 가로 22.5㎝, 세로 29.5㎝ 크기로 만든 작품들이다. 문신 선생은 종이 위에 까만 잉크로 선을 그려 개미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머리와 몸통 크기가 제각각인 개미의 모습이 독특한 기질을 전해준다.

    전시장엔 '무제', '용', '조각을 위한 드로잉', '조각을 위한 채화' 등의 이름이 붙은 문신 선생의 작품 24점(조각 6점, 채화 18점)과 그의 아내 최성숙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명예관장이 그린 작품 29점도 함께 내걸렸다. 최 명예관장은 신의 요정 12지신과 우주의 별이라는 주제로 각 띠와 별자리별 상징 동물을 화폭에 표현했다. 25년간 동물 얼굴과 사람 몸을 취하는 12종류의 신을 그림 속에 담아온 최 명예관장은 아크릴 물감으로 작품을 빚어냈다고 한다.

    이번에 나온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작은 건 가로 21.5cm, 세로 26.5cm 크기의 '신의 요정(닭)', 가장 큰 건 가로 77cm, 세로 145.5cm에 달하는 '중산리의 겨울'이다. 문신 선생이 생전에 즐겨 그린 바 있는 개미 시리즈와 최 명예관장의 작품세계가 돋보이는 전시다. 최 명예관장은 "문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를 마련해준 시에 감사하다"며 "큰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기념 사업이 많이 열리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20일까지. 월요일 휴관. 창동예술촌 아트센터(055-222-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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